툭, 하고 다시 하나 떨어진다. 담배만 열개피째다. 침대에 드러누워 피는 탓인지 사레가 들려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기침한다. 매캐한 냄새가 온 방안을 침식시킨다. 당신이 있었다면 들었을 잔소리가 훤하다. 다음 담배에 불을 지피려다, 오래된 라이터가 말을 듣지 않아 던져놓는다. 천장의 연회색 무늬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낮부터 들이부은 술기운이 이제는 희미...
출근할 때마다 뭔가 묘하게 비딱한 표정으로 출근하는 아카아시 보고 싶다. 아카아시가 팀장이고 몇 년이나 출근해왔을 텐데도 출근하기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함. 직원들이 인사하면 건성으로 받아줌. 근데 연차도 높고 일은 효율적으로 잘함. 후배들에게도 공평하게 대해주고 마음 편하게 대해줘서 후배들이 다 아카아시 좋아함. 아카아시는 그냥 몸에 배려가 밴 거라 신입들...
자극적 내용 주의 서핑 선수 보쿠토랑, 서핑재단 스폰서의 자제인 아카아시 보고 싶다. 보쿠토 어릴 때부터 바닷가에 살면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꿈 많고 천진난만한 애였음. 운동신경은 타고 났고, 워낙 오랫동안 서핑을 몸에 익히면서 실력도 수준급임. 수영도 잘함. 아카아시는 어릴 때 여객선 타다가 깊은 바다에 빠진 트라우마가 있어서 물을 무서워함....
아카아시 INTJ이고 보쿠토 ENFP 스테레오 타입이면 재밌을 거 같음. 명석하지만 자기 감정에 무디고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인 게 익숙한 아카아시랑, 그런 아카아시를 끊임없이 밖으로 끌어내는 보쿠토. ㅎㅎ
수트 입은 아카아시가 수트 입은 보쿠토에게 허리 낚아채이는 게 보고 싶음. 호텔 관계자로 해야 하나, 어디서 흘러들어온 아카아시랑 지배인 보쿠토. ㅋㅋ 아카아시 열심히는 살았는데 여기저기 삶에 치이다 방향을 잃음. 고액 알바 정규직이라 해서 호텔로 입사하게 됨.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져서 돈만 보고 지원한 건데 스펙이 고퀄리티였던 덕분인지 채용됨. 처음 호...
"덥네요." "그러게, 덥네~ 가을이라는데 왜 이렇게 덥지?" 벤치에 늘어져 있던 몸을 추스려 앉는다. 옆 벤치에 앉았던 선배는 어느샌가 내 옆으로 와서는 한 칸 띄어 앉는다. 나는 손가락으로 눅눅한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가리켰다. "아침에도 비가 왔고, 밤에도 비가 올 거라서 그런 거겠죠?" "나는 우산이 없는데!" 운동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진 목소리에...
"잠이 안 와?" 큰 손이 이마에 닿아 도담도담하면 눈을 옆으로 굴린다. 잠이 안 오는 일은 거의 없다. 원래 잠이 많고, 자는 걸 좋아하고, 침구에 파묻히면 생각이 짧아져서 금세 잠드니까. "네, 보쿠토 씨는 왜 자다가 깬 거예요." "아카아시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어딜 가겠어요. 한밤중에." 쌀쌀맞게 답했는지 모르겠다. 행여 잠기운에 취한 그를, 유...
저는 단지 겁이 나는 거예요. 두려운 거 따위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적당한 승부욕으로 언제나 여유로울 수 있었던 내가, 무언가를 욕심내는 순간, 산산히 부서질 것 같아서. 아주 밑바닥의 진창까지 속절없이 드러날 것 같아서.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지 기대가 돼요. 기대가 되지만 당신을 실망시킬 만한 일을 시도하지는 않겠죠. 그 정도로 저는 몸을 사리는 사람이...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다.후타쿠치는 우산으로 제 머리를 가렸다.인식이 유리되어서,지금 이 찰나의 시간에 앞으로 걷는 것은 나임에도나 자신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다.*따르르르릉!! 아침잠이 많은 후타쿠치는 따로 알림 시계를 이용하고 있었다. 빨간 알림 시계는 꿈속을 헤매던 이를 단번에 끌어올릴 만큼 센 소리를 냈다. 듣는 사람의 놀란 심장을 질주시켜 잠기운...
"아무 생각 하고 싶지 않아요.""후타쿠치, 너.""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후타쿠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눈을 내리 감은 모습에 카마사키는 말문이 막혔다. 방 안에 있는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합숙. 깔개와 이불 세트가 두줄 마련되어 있었다. 8명이 누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미닫이 문이 열리고 어깨에 수건을 걸친 모니와가 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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